
대망의 출장 2일 차, 그리고 귀국 날 이야기입니다.
어제 점심때만 해도 반바지 입고 러닝 할 날씨였는데,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게 대륙의 기상인가 봅니다.

아침 일찍부터 호텔 앞을 지켜주시는 경비 따거(형님)! 우리의 안전을 위해 고생해주셔서 셰셰(고마워요)~!

화싱 차장이 디디(DiDi, 중국판 우버)를 불렀습니다. 중국 택시비, 한국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거든요? 그래서 좀 좋은 차 불러도 되는데, 화싱 차장은 예산 없다며 매번 싼 차만 부릅니다. (후... 형이 돈 아껴서 뭐 하니...) 그 좁은 차를 타고 50분을 달려 오늘의 결전지, CXMT로 향합니다.
1. CXMT 방문 : 중국 반도체 굴기의 현장 (Feat. 재용이 형)

도착하자마자 압도당했습니다. 부지 크기가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의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되겠다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 CXMT. 산업 스파이 이슈 등으로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고는 하나, 아직 우리와 3년 정도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엄청난 물량 공세를 보니 금방 따라 잡힐 것 같아 무섭더군요. (재용이 형~! 우리 더 힘내야 해! 나도 열심히 할게!)

사내 스타벅스에 들어갔는데, 여기서 2차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다들 앉아서 미친 듯이 일에 몰입해 있더군요. 평소 중국을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이 청년들의 열정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자극을 팍팍 받고 갑니다.

(사내 식당 쪽은 괜히 사진 찍다 스파이로 오해받을까 봐 조심스레 패스했습니다. 중국은 엮이면 골치 아파요.)
2. 비즈니스 : "을(乙)"의 비애와 통역의 중요성

화싱 차장과 케이크, 커피 좀 사 들고 고객 미팅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시장 담당하며 뼈저리게 느끼는 건, 이곳은 '철저한 상명하복' 사회라는 겁니다. Supplier(공급사)에게 정말 박합니다. 거의 복종을 원하죠. 어렵다 어려워.
게다가 우리 화싱 차장... 중국어 통역은 해주는데, 손발이 너무 안 맞습니다. 비즈니스 통역이라면 산업 백그라운드도 공부하고,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데 얘는 그냥 '단순 번역기' 수준입니다. 답답해서 속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통역만 할 거면 왜 왔냐고...)

겨우 미팅을 마치고 근처 한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입맛이 없어서 불닭볶음면 하나 시키고 맥주 한 병 땄습니다. 낮술이냐고요? 아닙니다. 이건 '보고'를 위한 연료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왜 그리 보고를 좋아하실까요? 한 손엔 맥주, 한 손엔 노트북. 이게 K-직장인의 현실입니다. 내가 임원 되면 바꿀 거야!

숙소로 복귀하는 길, 운 좋게 신형 전기차가 잡혔습니다!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이 빵빵해서 디디 절반은 전기차인 듯합니다. (안전벨트 꼭 메고 출발!)
3. 고객 석식 : 비 오는 날의 만찬

법인장님, 그룹장님과 합류해 고객사 석식을 하러 가는데, 허페이에서 보기 드문 진눈깨비 같은 비가 내립니다. 날씨가 영 불길한데...?

다행히 식당은 대성공! 고객이 지정한 곳이라 가격대가 좀 있는 곳이었는데, 서비스도 좋고 음식 퀄리티도 훌륭했습니다. (화싱아, 제발 평소에도 이런 곳 좀 예약하자 응?)

비즈니스도 잘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와, 어제 다친 발목 냉찜질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까 산 조각 케이크에 하이네켄 한 잔.
"그래, 이게 출장의 맛이지."
4. 귀국 : 집에 가자 짱삐나! (Feat. 비행기 빌런)

드디어 귀국일! 정페시(보고 있나?)랑 놀 생각에 설렙니다. 호텔 조식으로 대충 배를 채우고 공항으로 갑니다.

허페이 호텔 조식, 종류는 많은데 손이 가는 건 베이컨이랑 바나나뿐... 빨리 한국 가서 삼겹살 기름에 김치 촥~ 구워 먹고 싶습니다.

조식 잘 먹고 법인장님 배웅해 드린 뒤, 저도 허페이 공항으로 출발~! 와... 근데 진짜 기차역이든 공항이든 와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와요. 한국과는 또 다른, 뭔가 크고 장대(?)한 느낌이랄까요. 진짜 중국 자본(China Money)의 힘은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사람이 대체 얼마나 많은 거야..." 싶어서 현타가 옵니다. 어딜 가나 꽉꽉 들어찬 인파. 절레절레... 솔직히 좀 질립니다.

허페이 공항은 원래 군사 공항이었다가 민간에 개방된 곳이라 면세점이 없습니다. (쇼핑 기대 금지) 보안 검색 마치고 비행기에 탔는데... 마지막 시련이 닥쳤습니다.

"아, 진짜 이래서 내가 중국을 힘들어해..."
바로 옆자리 중국 아주머니가 제 영역을 침범하십니다. 본인 옷이랑 다리가 넘어오는데도 전혀 신경 안 쓰시네요. 저 예민한 사람인데... 하... 말도 안 통하고. 게다가 비행기는 30분 지연 출발! 정페시 보러 가야 하는데!!
결론 : 미우나 고우나, 미션 클리어
우여곡절 끝에 한국 도착! 이번 출장, 음식도 안 맞고, 다리도 다치고, 옆자리 빌런도 만났지만.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며. 다음 출장은 제발 맛있는 거 많은 대만으로 가길 빌며... 중국 허페이 출장 로그, 여기서 끝! 고생했다 짱삐나!
📝 3줄 요약 (최종)
- 중국 반도체(CXMT)의 엄청난 규모와 직원들의 살벌한 열정에 긴장함 (재용이 형 파이팅).
- 고객사 갑질과 센스 없는 통역 사이에서 '을'의 비애를 맛봄 (보고 지옥).
- 비행기 옆자리 침범 빌런 때문에 고통받았지만, 한국 오니 삼겹살만 생각남.
[Epilogue] 집에 오자마자 정페시 손잡고 삼겹살집으로 뛰어가서 2인분 클리어했습니다. 역시 김치 구운 게 최고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한국 맛집으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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